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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1인 가구, 꽃샘추위 동안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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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024-03-04 19: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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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1인 가구로 살면서 적적함을 면하는 방법의 하나로 필자는 식물을 기르고 있다. 요즘 많은 이가 고양이, 강아지 같은 반려동물을 기른다고 하지만 필자 같은 경우라면 동물은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 동물은 산책이 필요하고 변도 치워야 하며 목욕도 시켜야 하는데, 이러한 일의 상당 부분은 결국 활동지원사의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물은 사람처럼 의료보험이 없어서 병에 걸리면 치료할 때 큰 비용이 드는 것 또한 동물 대신 식물을 선택한 이유다.

필자가 키우는 식물은 삼 년 전에 자립센터의 지원을 받아서 마련한 것이다. 집 안 거실에 두고서 길러야 하니 독성이 없고 건강에 좋은 식물을 부탁했고, 원예치료사는 더피고사리와 아레카야자를 추천해 주었다. 그리고 자택에 방문해 화분에 식물 심는 일을 도와주었다.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기르기 편하고 쉽게 죽지 않는 종으로 부탁하긴 했지만, 식물도 생명이 있는지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제때 물을 줘야 하고 흙에 물기가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급수량도 조절해야 한다. 물을 지나치게 주면 뿌리가 썩고 너무 적게 주면 식물이 말라 죽기 때문이다. 물의 양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원예치료사에게 자문을 구했고 거기 맞춰 식물을 기르고 있다.


필자의 거실에서 키우고 있는 식물 두 개의 사진. 왼쪽이 더피고사리고, 오른쪽이 아레카야자다. ©조현대
그때 심은 식물은 화분에 심은 지 삼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 살아 있다. 집에 화분이 있으니, 아무것도 없던 때보다는 휑한 느낌이 덜하고 마음도 안정이 된다.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알맞게 주고 활동지원사에게 식물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을 부탁한다.

필자의 경우 가사를 담당하는 활동지원사가 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설명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식물을 기르는 데에도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말라비틀어진 잎사귀는 가위로 잘라야 하고 잡초나 시든 식물은 뽑아야 해서 이런 면에서는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다들 흔쾌히 도와주어 고맙게 생각한다.

에이블뉴스 독자 여러분께도 식물을 기르는 취미를 권하고 싶다. 여력이 된다면 동물도 좋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각자의 형편에 맞게 들여 다른 생명과 함께 숨을 쉬는 감각을 느껴보길 바란다. 다른 생명을 돌보다 보면 자신이 무언가를 책임지는 존재라는 자각이 생기고 효능감과 뿌듯함이 찾아온다.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도 얻을 수 있다. 봄이 오기 전까지의 꽃샘추위 동안을 현명하게 나기를 바란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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